AI 전문가가 아닙니다 — 19년차 강사가 클로드와 3주 동안 한 일

요약 저는 AI 전문가가 아닙니다. 코딩은 한 줄도 못 합니다. 그런 사람이 클로드와 23일 동안 일하며 막힌 자리를 세어 보니, 열에 여덟은 AI 탓이 아니라 제 탓이었습니다. AI를 잘 쓰는 실력은 질문 실력이 아니라 정리 실력입니다. 파일을 어디에 둘지, 뭐라고 부를지, 어디서 멈출지를 글로 적어 주는 일입니다. AI는 신입사원입니다. 문서로 준 만큼만 일합니다.

23일입니다. 8월 29일부터 9월 20일까지 클로드라는 AI와 일했습니다. 그동안 '오늘 여기까지 저장했다'는 기록이 258번 찍혔습니다. 고객에게 그대로 보낼 수 있는 파일은 308개가 나왔습니다. 그중에 제가 직접 쓴 코드는 0줄입니다.

저는 2007년부터 발표와 소통을 가르쳐 온 강사입니다. AI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이 3주 만에 파일 308개를 만들었다고 하면 대단해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첫 주에 만든 파일을 둘째 주에 찾지 못했습니다.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고 이름도 제각각이었습니다. AI가 잘못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많이 헤맨 날은 9월 7일입니다. 그날 저녁에 있었던 일은 뒤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주에 만든 파일을 못 찾았습니다

혹시 이런 적 있으십니까. 회사에서 AI를 써 보라고 해서 몇 번 써 봤습니다. 질문을 하면 답은 그럴듯하게 나옵니다. 그런데 내 일에 가져다 쓰려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이 문서를 누가 읽는지, 지난번에 어디까지 했는지, 어제 다 말해 준 것 같은데 오늘 또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이럴 거면 내가 하는 게 빠르겠다" 하고 창을 닫습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많은 분이 프롬프트 강의를 찾습니다. 질문을 잘하면 풀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몇 개 봤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제가 실제로 막힌 자리는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메모장에 적을 세 줄이 생깁니다. AI 강의를 하나도 듣지 않아도 첫 주를 넘길 수 있는 세 줄입니다. 23일 동안 가장 쓸모 있었던 규칙이 왜 제가 없애 버린 규칙이었는지도 끝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막힌 자리의 열에 여덟은 제 탓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헤맨 장면이 셋 있습니다. 컴퓨터 세 대로 같은 폴더를 나눠 쓰다가 저장 기록이 깨질 뻔했습니다. 블로그 첫 글이 주소 한 칸 위에 올라가서 화면이 뜨지 않았습니다. 날짜를 어떤 파일에는 여섯 자리로, 어떤 파일에는 여덟 자리로 적어서 정렬이 무너졌습니다. 세 장면 모두 AI는 시킨 대로 했습니다.

셋을 나란히 놓으니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파일을 어디에 둘지, 누가 손대도 되는지, 무엇이라 부를지를 정하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다. 이 셋은 AI가 정해 줄 수 없습니다. 제 일의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막힌 자리를 다시 세어 보니 열에 둘이 AI 탓이었고 여덟이 제 탓이었습니다. AI 탓인 둘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을 그럴듯하게 말한 경우였고, 확인하면 걸러졌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는 1936년 2월 뉴욕에서 개봉했습니다. 사람이 컨베이어 벨트에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유명합니다. 기계가 사람을 삼킨 이야기로 기억하는 분이 많습니다. 영화를 다시 보면 벨트 속도를 올리라고 지시하는 사람은 사장입니다. 속도를 정한 것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비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서라고 생각하면 알아서 해 주기를 기대하게 되고, 그러면 실망합니다. 신입사원이라고 생각하면 달라집니다. 똑똑하지만 우리 회사 사정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AI는 신입사원입니다. 문서로 준 만큼만 일합니다.

AI는 비서가 아니라 신입사원입니다

말로 한 규칙은 창을 닫으면 사라집니다

처음에는 대화창에 대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파일 이름은 이렇게 붙여 주세요." 잘 지켜졌습니다. 그래서 되는 줄 알았습니다. 다음 날 새 창을 열면 그 규칙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설명했습니다. 이것을 알아채는 데 사흘을 썼습니다.

파일 한 장에 적어 두니 달라졌습니다. AI가 일을 시작할 때마다 그 파일부터 읽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신입사원 책상에 올려 두는 업무 안내서 한 장입니다. 제 안내서에는 저를 뭐라고 부를지, 파일을 어디에 두고 이름을 어떻게 붙일지, 어디까지 하면 멈추고 저에게 물어볼지가 적혀 있습니다. 세 번째가 없으면 AI는 혼자 끝까지 가 버립니다. 그러면 되돌리는 데 시간이 더 듭니다.

여기가 이 글의 뒤통수입니다. AI를 잘 쓰는 실력은 질문 실력이 아니라 정리 실력입니다. 저는 제 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글로 적지 못해서 막혔습니다. 『논어』 위령공편에서 제자 자공이 인(仁)을 어떻게 실천하느냐고 묻자 공자가 답합니다.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먼저 연장을 벼려야 한다." 저는 처음 열흘의 절반을 연장 벼리는 데 썼습니다.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에 규칙이 생겼습니다.

말로 한 규칙은 창을 닫으면 사라집니다

AI가 쓴 글에서 남은 것은 제 장면뿐입니다

8월 30일 하루에 책 초안 11만 자가 나왔습니다. 18장 전부입니다. 처음에는 기뻤습니다. 그런데 읽다가 자꾸 멈췄습니다. 양쪽 다 일리가 있다는 말로 끝나서 남는 것이 없는 문단이 있었습니다. 문장은 고운데 통째로 지워도 뜻이 달라지지 않는 문단도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사람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 뒤로 저는 그 원고를 두 번 통째로 고쳤습니다. 두 번째에는 제가 직접 손댄 곳이 70 군데였습니다. 고치면서 알았습니다. 끝까지 살아남은 문장은 전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어느 강의실에서 질문을 던졌더니 절반이 손을 들던 순간, 워크샵에서 종이컵 물이 넘친 단 한 사람. 그것은 AI가 쓸 수 없습니다. AI는 거기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글을 내보내기 전에 묻는 질문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글에 내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장면이 있는가. 없으면 내보내지 않습니다. 이 질문도 파일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AI는 글을 쓸 때마다 저에게 그 질문을 되돌려 줍니다.

73분 동안 여섯 번 고쳤습니다

앞에서 미뤄 둔 그날입니다. 9월 7일 하루에 저장 기록이 38번 찍혔습니다. 오후 5시 11분에 블로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저장하면 홈페이지에 자동으로 올라가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6시 6분에 첫 글을 올렸습니다. 주소를 눌렀는데 화면이 뜨지 않았습니다. 글이 홈페이지보다 한 칸 위 폴더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고쳐서 다시 올리니 이번에는 카드 속 한자가 전부 네모로 깨져 있었습니다. 6시 24분에 그것까지 고쳤습니다. 73분 동안 여섯 번 고쳐서 글 한 편이 올라갔습니다.

여섯 번 가운데 대부분은 제가 알려 주지 않은 데서 났습니다. 어느 폴더가 홈페이지의 시작점인지 저는 알려 준 적이 없었습니다. 저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날 고친 내용은 전부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AI가 잘못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첫 주에는 변명처럼 들리던 문장입니다. 지금은 제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AI로 한 일은 여섯 갈래입니다

글쓰기, 슬라이드, 영상, 책과 교재, 자동화, 시행착오입니다. 배우는 순서가 아니라 일의 종류입니다. 앞으로 이 블로그의 AI 글은 한 편에 한 갈래씩, 그 갈래에서 제가 되돌린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글쓰기 편은 11만 자 초안, 슬라이드 편은 일주일 만에 없앤 규칙, 자동화 편은 위의 73분입니다. 당신 일에 가까운 갈래부터 보시면 됩니다.

당신은 같은 설명을 몇 번째 하고 있습니까

세 자리 중 하나일 겁니다.

아직 제대로 써 보지 않은 분. 늦지 않았습니다. 규칙 파일부터 만들고 시작하면 제가 헤맨 첫 주를 건너뜁니다.

써 봤는데 매번 처음부터 설명하는 분. 질문이 서툴러서가 아닙니다. 규칙이 대화창에만 있고 파일에는 없어서 그렇습니다.

결과물은 나오는데 내 것 같지 않은 분. 당신이 그 자리에 있었던 장면이 아직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 장면은 당신만 넣을 수 있습니다.

30초 실천

메모장을 열고 딱 세 줄만 적으십시오. 첫 줄은 AI가 나를 어떻게 부르고 어떤 말투로 답할지입니다. 둘째 줄은 파일을 어디에 두고 이름을 어떻게 붙일지입니다. 셋째 줄은 어디까지 하면 멈추고 나에게 물어볼지입니다.

메모장에 딱 세 줄만 적으십시오

세 줄이 부담스러우면 첫 줄만 적어도 됩니다. 다음에 AI를 켤 때 그 파일부터 읽게 하십시오. 십 분이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꼭 클로드여야 하나요? 아닙니다. 제가 쓴 것이 클로드일 뿐입니다. 규칙을 대화가 아니라 파일로 준다는 원리는 어떤 AI에서도 같습니다.

코딩을 정말 몰라도 되나요? 저는 23일 동안 한 줄도 쓰지 않았습니다. 전부 말로 시켰습니다. 대신 제 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제가 글로 적어야 했습니다. 어려운 쪽은 코딩이 아니라 그쪽이었습니다.

AI가 말한 사실은 믿어도 되나요? 숫자와 인용은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제가 막힌 자리의 열에 둘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이 글에 나온 숫자는 전부 제 작업 기록에서 센 것이고, 센 날짜는 2026년 9월 20일입니다.


끝에서 말씀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8월 31일에 저는 "기존 강의 슬라이드를 다시 만들 때 원본의 장수와 순서를 그대로 지킨다"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그 규칙대로 덱을 열두 개 만들고 나서야 좋은 규칙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9월 6일에 없앴습니다. 일주일 만입니다. 만들어 보지 않았으면 없앨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오늘 적는 세 줄은 틀려도 됩니다. 틀린 줄은 고치면 되고, 고친 만큼 AI가 일합니다.

AI는 신입사원입니다. 문서로 준 만큼만 일합니다.

한창훈 · 피터의 커뮤니케이션19년째 전문가와 사업가, 임직원의 발표와 소통을 돕고 있습니다.
고객사 140+, Fortune500기업 32+